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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인연, 2009년부터 전북에서 한솥밥

라이언킹 이동국(오른쪽)의 은퇴식에 영혼의 파트너 김상식 코치(왼쪽)가 빠질 수 없었다. 김 코치는 이동국을 가족 같은 존재라 설명했다. (전북현대 제공) © 뉴스1
라이언킹 이동국(오른쪽)의 은퇴식에 영혼의 파트너 김상식 코치(왼쪽)가 빠질 수 없었다. 김 코치는 이동국을 가족 같은 존재라 설명했다. (전북현대 제공) © 뉴스1

(전주=뉴스1) 임성일 기자 = K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전북현대를 K리그 최강으로 만든 ‘라이언킹’ 이동국(41)이 은퇴식을 갖던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날 구단 사무국과 선수단을 대표해 2명의 인물이 새로운 출발을 앞둔 이동국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덕담을 전했다.파워볼

한 명은 백승권 단장이었다. 백 단장은 “축구여정을 마치는 이동국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 떠나보내는 마음 무겁고 아쉬움이 크다. 지금 이 순간도 이동국 선수가 은퇴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고마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동국 선수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기에 오늘의 전북이 가능했다. 살아 있는 전설이자 사라지지 않는 라이언 킹으로 모든 이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또 한명은 이동국과 ‘영혼의 파트너’로 불리는 김상식 코치(44)였다.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이동국을 바라보던 김 코치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20년을 함께 했다. 또 전북에는 2009년 함께 입단한 사이”라고 인연을 말한 뒤 “형 동생으로 지내다 근래 코치님이라 부르게 되면서 조금 불편했는데 은퇴 후에는 다시 형이라 부르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동국이는 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이다. 이 마음 변치 않을 것”이라면서 “이동국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따뜻한 인사로 후배의 은퇴식을 빛내 주었다.

알만한 이들은 다 알 정도로 워낙 가까운 사이다. 김 코치의 말대로 두 사람은 2009년 전북현대에 나란히 입단하면서 의기투합했고 현재 ‘전북왕조’를 빚어낸 일등 공신과 다름없다. 이동국도 이날 회견 중 “23년이나 선수생활을 했기에 특별히 소중한 사람을 꼽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김상식 코치는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공식 행사 후 따로 만난 김상식 코치는 “당연히 동국이와는 각별한 사이다. 나 역시 만감이 교차한다”고 아쉬움을 전한 뒤 “너무 어린 나이에 은퇴하는 것 아닌가 싶다. 미우라만큼은 뛸 것이라 생각했는데…”라며 특유의 넉살을 과시했다.

1967년생, 53세 나이로 여전히 현역인 일본축구의 전설 미우라에 비하면 41세 이동국은 젊은이라는 핀잔 아닌 핀잔이었다. 그러나 이내 진지 모드로 돌아왔다.

김상식 코치는 “지난여름 부상을 당한 뒤부터는 동국이가 (은퇴에 대해)진지하게 고민한 것 같다. 한 달 반 정도 쉬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아마 그때 결심을 한 것 같더라”면서 “이후 이 문제를 가지고 둘이 대화를 많이 했다. 내 의견도 물어보았고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며 함께 고민한 시간이 있었음을 전했다.

이어 “나는 지금 은퇴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이 좋은 타이밍인 것 같다고 말해줬고 동국이도 같은 생각이라고 하더라”면서 “(발표가 늦은 것은)은퇴에 대한 결정보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후 무엇을 할 것인지, 제2의 삶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동국이 현역 은퇴를 하면서 이제 김상식 코치와 지도자로 호흡을 맞추는 그림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동국은 이미 지도자 코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A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한다.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K리그 코치로 벤치에 앉는 것이 가능하다.

관련해 김상식 코치는 “연예인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방송 쪽으로 간다면, 내가 삼고초려해도 못 데려오는 것 아니겠는가. 계속 연예인 한다고 하면 서로 갈라져야하는 것”이라고 협박을 동반한 농을 전한 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면야 나는 대환영”이라면서 속내를 덧붙였다. 물론 지금 당장부터 옥죄진 않을 계획이다.

김 코치는 “지금껏 너무도 많이 고생했다. 한동안은 푹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든 또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축복을 전했다.

lastuncle@news1.kr

[OSEN=샌프란시스코(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브루스 보치 감독 은퇴식에서 배리 본즈가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샌프란시스코(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브루스 보치 감독 은퇴식에서 배리 본즈가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만루 위기에 고의4구를 지시한 감독이 있다. 

지난 1998년 5월29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 샌프란시스코가 6-8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배리 본즈. 장타 한 방이 나오면 순식간에 역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파워볼사이트

그 순간 누구도 예상 못한 작전이 나왔다. 애리조나 벅 쇼월터 감독이 마무리투수 그렉 올슨에게 고의4구를 지시한 것이다. 경기장이 술렁였고, 본즈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중계진은 “믿을 수 없는 장면이다. 역사에 남을 순간”이라며 놀라워했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본즈의 밀어내기 고의4구로 1점을 내주며 8-7로 쫓긴 애리조나는 올슨이 후속 타자 브렌트 메인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본즈는 이날 포함 통산 688개의 고의4구를 골라냈다. 역대 통산 1위. 

쇼월터 감독은 27일 팟캐스트 ‘보크토크’에 출연해 22년 전 ‘만루 고의4구’ 지시를 떠올렸다. 쇼월터 감독은 “당시 투수들이 부족해 연장전을 제대로 치를 수 업었다. 올슨은 좋은 마무리였지만 구속이 89~90마일로 떨어져 힘이 부칠 때였다”며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준 것이다”고 말했다. 

[OSEN=시애틀(미국 워싱턴주) 곽영래 기자] 볼티모어 시절 벅 쇼월터 감독 /youngrae@osen.co.kr
[OSEN=시애틀(미국 워싱턴주) 곽영래 기자] 볼티모어 시절 벅 쇼월터 감독 /youngrae@osen.co.kr

1998년 리그에 등장한 ‘신생팀’ 애리조나는 투수 자원이 부족했다. 올슨도 통산 217세이브를 거뒀지만 전성기를 지난 시기. 2점 리드였기 때문에 1점을 주더라도 당대 최강 타자 본즈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훗날 금지약물 문제로 명성에 큰 흠집이 난 본즈이지만 당시에는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다. 파워볼실시간

물론 본즈 다음 타자를 감안한 결정이었다. 1998년 샌프란시스코는 3번 본즈에 이어 또 다른 강타자 제프 캔트가 4번을 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날 본즈가 선발이 아닌 대타로 나오면서 7번 타석에 들어섰고, 고의4구 이후 8번 포수 메인 타석이었다. 확률상 메인과 승부하는 게 승산이 높았다. 

쇼월터 감독은 “그날 본즈는 선발이 아니라 대타로 나왔다. MVP 시즌을 보내던 켄트가 본즈 뒤에 있지 않았다. 메인도 좋은 선수였지만 그는 켄트도, 본즈도 아니었다”고 되돌아봤다. 메인은 빅리그 15시즌을 뛴 베테랑 포수로 통산 타율 2할6푼3리 38홈런을 기록했다. /waw@osen.co.kr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다른 팀에 내준 선수가 잠재력이 폭발하는 모습을 편하게 지켜볼 수 있는 구단 운영진은 많지 않을 것이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사장도 마찬가지다.

모젤리악은 29일(한국시간)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2020시즌을 돌아보며 아로자레나의 활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취재진이 질문을 하기도 전에 “우리 팀의 이번 시즌 공격력은 꾸준하지 못했다. 반면, 아로자레나는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정말 대단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며 지난 1월 자신이 진행한 트레이드를 반성했다.

아로자레나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이후 잠재력이 폭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아로자레나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이후 잠재력이 폭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1월 카디널스는 매튜 리베라토어, 에드가르도 로드리게스 두 명의 마이너리거와 2020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얻는 조건으로 아로자레나와 호세 마르티네스, 그리고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당시 트레이드는 즉시전력감인 마르티네스에 집중됐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로자레나가 화제가 됐다.

모젤리악 사장은 “우리에게는 구단 내부의 평가 과정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때 당시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팀의 미래를 위해 이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미래 선발 로테이션 보강을 위해 진행한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 공격이 부진한 것을 생각하면 ‘왜 다른 선수가 아니고 하필 그였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것을 온전히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힌 그는 “자기 팀에 있는 선수라면 바깥에 있는 다른 이들보다 더 잘 알아야한다.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우리 선수들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할 기회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루수 콜튼 웡에 대한 옵션(1200만 달러)을 실행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더 낮은 금액에 재계약 가능성은 남겨뒀다. 야디에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두 선수에 대해서는 에이전트와 접촉은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않다. 다음 시즌이 어떤 모습일지 아직 알 수 없다. 어떤 규정으로 진행될지, 얼마나 많은 수의 선수단을 구성할지, 언제 시작할지도 의문이다. 우리는 보다 분명하게 알기를 원한다”며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우리 팀은 관중 입장 수익의 비중이 더 크기에 다른 팀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구단이 입은 타격에 대해 설명한 그는 “수익이 줄어든만큼, 연봉 총액도 내려갈 것”이라며 살림살이를 줄일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greatnemo@maekyung.com

▲ 28일 LG를 꺾은 한화 선수단. ⓒ한희재 기자
▲ 28일 LG를 꺾은 한화 선수단.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2위 혈투에 끼어들었다.

한화는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11회까지 가는 연장 싸움 끝에 7-6으로 이겼다. LG는 이날 한화와 경기에서 6-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하면서 자력 2위 진출 가능성이 낮아졌다. 최하위에 당한 치명적인 1패였다.

한화는 이날 6점을 먼저 내줬지만 차츰 LG에 따라붙었고 5회 선발 임찬규를 드디어 무너뜨린 뒤 6회 상대 실책을 노려 6-6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11회 송광민의 결승 적시타를 앞세워 LG를 꺾었다. 이미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지만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날 한화가 뜻밖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2위 싸움 셈법이 복잡해졌다. 어느 누구도 2위를 확실히 보장하기 어렵다. 28일 기준 LG는 남은 1경기에서 이기고 kt가 남은 2경기 중 1경기라도 지길 바라야 한다. kt는 공교롭게도 29~30일 한화와 2경기를 앞두고 있다.

kt 역시 28일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KIA와 경기에서 6-7 끝내기 패했다. KIA에 발목잡힌 kt는 이제 남은 한화와 2경기를 모두 꺾어야 2위를 확정할 수 있다. 1경기라도 패한다면 LG, 키움, 두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29일 선발은 소형준. 신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놓였다.

현재 2위인 LG와 3위 kt를 차례로 만나는 한화는 부담스러운 상황. 그러나 한화는 지난 23일에도 대전에서 자력 우승 확정을 노리던 NC를 10-6으로 꺾는 파란을 보여준 바 있다. LG마저 넘은 한화가 kt를 상대로 2위 싸움을 끝까지 안갯속으로 몰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안우진이 던진 ‘마구’ 160km는 땀과 노력,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과다. 사진=김영구 기자
안우진이 던진 ‘마구’ 160km는 땀과 노력,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과다. 사진=김영구 기자

안우진(20·키움)은 KBO리그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올 시즌 평균 구속 151.3km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지난 17일 두산전서는 전광판에 160km를 찍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구속은 원래부터 공인 구속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 스피드건이 놓이는 위치나 순간 반응에 따라 측정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안우진의 160km를 KBO리그 최고 구속으로 여겨도 손색이 없는 이유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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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이 원래부터 이 정도 구속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파이어볼러 중 한 명이었지만 지난해보다 구속이 상승했다. 더불어 성적도 탄력이 붙고 있다.안우진은 지난해 평균 구속 147km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이 구속이 5km가까이 더 빨라진 것이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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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150km가 넘는 광속구 비율이 20%였지만 올 시즌엔 92%로 크게 높아졌다. 그만큼 빠른 공을 많이 던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선 안우진이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이 빠른 구속을 갖게 됐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안우진은 MK스포츠와 인터뷰서 “지난겨울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 전에 익스텐션이 너무 짧아 체감 구속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대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올 시즌 익스텐션이 지난해보다 훨씬 길어졌다. 지난해 기록된 안우진의 익스텐션은 1.67였다. 올 시즌엔 이 길이가 1.80m까지 길어졌다. 투구 폼 자체에 큰 변화가 생겼음을 뜻한다.

익스텐션이 길어지며 릴리스 포인트는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타점을 낮추는대신 공을 더 끌고 나와 때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자료=스포츠 투아이 투구 추적 시스템
자료=스포츠 투아이 투구 추적 시스템

지난해 안우진의 릴리스 포인트 높이는 179.5cm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173.5cm로 6cm가량 높이가 낮아졌다.

중요한 건 좌·우 릴리스 포인트다.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34.8cm였던 것이 –24.1cm로 옮겨졌다. 팔 각도가 좀 더 왼쪽으로 움직였음을 뜻한다. 무려 10cm나 바뀌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릴리스 포인트의 높이는 낮아졌지만 공을 좀 더 오버핸드 스로에 가깝게 팔 놓는 위치를 변경하며 타점을 유지했다는 뜻이 된다.

실로 괴물같은 진화가 아닐 수 없다.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안우진처럼 빠른 공을 던지던 투수가 더 빠르게 던지게 되는 일은 더욱 흔치 않다. 안우진은 투구폼의 변화를 통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룬 변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그렇다면 안우진이 던지고 있는 광속구는 얼마나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안우진의 패스트볼은 일단 피안타율이 크게 떨어졌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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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7%가량 구사율이 늘어날 정도로 패스트볼에 자신감이 붙었고 피안타율은 0.347에서 0.243으로 1할 이상 떨어졌다. 피OPS는 0.968에서 0.673으로 드라마틱하게 떨어졌다. 헛스윙을 유도하는 비율도 12%에서 21%로 껑충 뛰어올랐다.단순히 공만 빨라진 것이 아니라 제구가 되는 공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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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 시즌의 150km 이상 패스트볼의 로케이션을 쫓아가 봤다. 결론은 안우진의 광속구가 제구까지 등에 업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시즌 그래픽을 보면 빨간 점들이 스트라이크 존 안쪽으로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150km가 넘는 공들은 하이 패스트볼이 되는 비율이 높았다. 타자가 속지 않으면 볼이 되는 공이 많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스트라이크 존 안쪽에 형성되는 공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공이 빨라지고 구사 비율이 늘었는데 존으로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공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게 된 것이다.안우진의 패스트볼은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지고 힘이 붙었다. 아직 155km가 넘는 공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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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km가 넘는 공의 구사 비율은 12%로 높게 형성돼 있는데 아직 이 공은 안타를 맞지 않았다.타자들은 안타는커녕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것 조차 어려워 했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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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km가 넘는 광속구의 인플레이 타구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관계자는 “2020시즌 안우진이 던진 155km 이상 패스트볼은 총 36구로 단 한 개의 피안타도 맞지 않았다. 타자들은 안우진의 155km 이상 패스트볼을 상대로 인플레이 타구조차 단 5개를 만들어내는데 그쳤으며, 그마저도 땅볼과 얕은 플라이가 전부였다. 타자들은 안우진의 155km 이상 패스트볼을 정타로 맞추기 어려워했는데, 이는 나머지 투구 결과에서 파울과 헛스윙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은 점에서도 드러난다”고 해석했다.

타자들이 칠 수 없는 광속 패스트볼은 모든 투수의 로망이다. 타격의 달인 양준혁(현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투수가 던지는 공 중 최고의 마구는 빠른 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나 손에 넣을 수 없기에 더욱 갈망하게 되는 존재가 바로 광속구다. 안두진은 그 어려운 일을 불과 몇 달 만에 해냈다. 나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서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됐다.

그가 던진 ‘마구’ 160km는 땀과 노력,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과다. 더 무서운 건 아직 안우진의 진화가 끝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정철우 MK 스포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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