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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해트트릭 공' 챙기는 손흥민 [AP=연합뉴스]
경기 뒤 ‘해트트릭 공’ 챙기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기록의 사나이’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아 축구의 유럽 무대 도전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FX마진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1-1을 만드는 동점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총 4골을 연속으로 몰아쳐 토트넘을 5-2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EPL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앞서 일본의 가가와 신지(31·레알 사라고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2013년 3월 2일 노리치시티를 상대로 아시아인 첫 해트트릭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던 ‘아시안 프리미어리거 해트트릭’ 계보를 손흥민이 이어갔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 2017년 3월 13일 밀월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 무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으나, EPL에서 해트트릭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골을 홀로 넣은 손흥민은 아시아인으로 EPL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EPL까지, 유럽 무대에서 매 시즌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제 ‘월드 클래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수준에 오른 손흥민은 내딛는 걸음마다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작성했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 121골 기록을 넘어선 바 있다.

ahs@yna.co.kr

[앵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최근 사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FX시티

홍보 영상 속 달리는 트럭이 스스로 달리는 게 아니라 언덕 위에서 굴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게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슨 얘긴지, 박대기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초원을 가로지르는 수소 전기 트럭, 2년 전 니콜라가 인터넷에 올린 홍보 영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영상, 조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영상 속 트럭은 스스로 달리는 게 아니라, 언덕 위에서 아래로 굴린 거” 라고 주장했습니다.

니콜라 직원의 제보 문자메시지도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니콜라는 스스로 달린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A4용지 6장 분량의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주가가 떨어지면 이득을 보는 공매도 세력인 힌덴버그가 증시를 조종하려는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미 증권 당국과 연방 검찰까지 조사에 나선 가운데 니콜라 주가도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

수소차의 핵심은 수소를 전기로 바꿔 모터를 돌리는 연료전지 기술인데 니콜라가 이 기술을 확보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2014년 창업 이후)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수소 스택(연료전지) 기술을 완성하고, 이걸 수소전기차에 응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니콜라 측이 이미 수소 트럭을 유럽에 수출한 현대차에 협업을 제안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외주화해 차를 만들 수 있단 견해도 있습니다.

[임은영/삼성증권 EV·모빌리티 팀장 : “(스타트업 기업인 니콜라는) 전 세계의 밸류체인들을 모아서 협업해서 생산을 하자 그런 비즈니스 모델이었기 때문에, 100% 사기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생각을 합니다.”]

미국 GM과 한화그룹도 대규모 투자를 한 가운데, 니콜라 논란, 사기로 결론 날 지, 한때 의심받았지만 성공한 테슬라의 길을 갈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박대깁니다.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한종헌 이희문

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고요한 신촌거리

한 때 보조 의자와 테이블을 추가로 사용할 정도로 신촌 대학가 일대가 붐볐으나 지금은 모두 먼지만 쌓이고 있는 한 식당 모습. 아래는 폐업 점포가 늘어난 불 꺼진 이화여대앞 거리. 오가는 행인도 드물어 썰렁하다.
한 때 보조 의자와 테이블을 추가로 사용할 정도로 신촌 대학가 일대가 붐볐으나 지금은 모두 먼지만 쌓이고 있는 한 식당 모습. 아래는 폐업 점포가 늘어난 불 꺼진 이화여대앞 거리. 오가는 행인도 드물어 썰렁하다.


지난 14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 이대 신촌 일대 거리는 고요에 잠겨 있었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낮아졌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인 상황. 예년 같으면 개강으로 선후배가 술잔을 기울이며 북적거려야 할 모습이지만 거리에는 문을 굳게 닫은 술집, 식당, 카페 등이 즐비했다. 이대 신촌은 1980년대부터 서울 시내 대표 상권으로 꼽히며 자영업자들이 활기를 띠던 곳 중 하나다.FX마진

“30년 전 IMF 당시보다 힘들다고 주변에서 다 그럽니다. 이러다간 코로나19로 죽는 게 아니라 굶어서 죽을 지경이에요.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적자가 3500만원입니다. 자가용 등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받은 상황입니다. 늪에 빠져 스스로 죽어간다는 느낌을 아시나요. 가게에 혼자 멍하니 있다 보면 항상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세브란스병원 건너편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모씨의 하소연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대학생들로 가득 찼다던 그의 가게는 텅 비어 있었다. 손님이라곤 근처 이웃인 사진관 사장이 들러 연신 소주를 들이 키고 있을 뿐이었다. 가게 한 구석 쌓여있는 보조 테이블과 의자만이 과거 손님이 많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유일한 증인이었다.

신촌 등지에서 고깃집을 운영한지 10년째라는 그는 대학가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대 인근에서 장사를 할 당시는 나름 가게가 소문도 나고 장사도 잘 됐다. 하지만 2년 전 즈음 인근 재개발 후 땅값과 임대료가 치솟자 결국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다시 이곳에서 장사를 이어가며 자리를 잡기 시작할 찰나, 코로나19가 덮쳤다. 마스크 뒤 김씨의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학가 자영업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들의 정상적인 개강이 늦어지면서 ‘상권 마비’ 상태다. 기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더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가는 올해 신학기 개강 특수도 놓친 데다, 1학기 내내 이어진 비대면 수업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여름방학 이후 2학기가 맞았으나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 앞 골목에서 마라탕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이곳에서 장사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상황이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학생들이 줄을 서서 이곳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이날 매출은 10만원에 불과했다. 이씨는 “임대료가 300만원에 이르고, 전기 가스 수도세 기타 고정비도 100만원 이상”이라며 “계약기간이 1년 남짓 남았는데 그전에라도 나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실제로 이대역에서 신촌 메가박스를 지나 연세대 정문으로 향하며 임대문의가 붙은 빈 상가들을 곳곳에서 목격했다. 과거 옷가게와 액세서리 판매점이 모여 있던 이대 골목은 을씨년스러운 기분마저 들게 했다. 대학 상권은 일반 상권과 달리 유입인구가 적어 대학생 소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고립된 상태’라는 것이 상인들의 우려다.

이튿날인 15일 점심께 찾은 회기역 인근 상황도 비슷했다. 경희대 정문의 한 식당에는 두세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직원 정모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3분의 1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평소 점심시간대면 학생들이 나와서 주로 식사를 하곤 했는데, 지금은 인근 병원이나 회사 직원들만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상황에 대한 물음엔 “대학이 다시 정상적으로 개강만 한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고려대 정문에서 부대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임모씨도 한숨이 늘었다. 그는 “대학상권은 개강 후 번 돈으로 방학기간을 버티는데 지금은 방학이 3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설명했다. 주변 상권 상황에 대해선 “식당도 힘들지만 근처 노래방, PC방 등 영업정지를 당한 사장님들을 생각하면 남일 같지 않고 가슴이 아프다”면서 “우리는 배달도 해보며 대안이라도 찾을 수 있지만 이분들은 아예 답이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재난지원금보다도 저리 장기 대출 확대가 더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추후 개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다. 이와 관련 정부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책을 꺼내들었다. 이날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관련 회의에서 “23일부터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하고, 1·2차 중복 대출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한전진 쿠키뉴스 기자 ist1076@kukinews.com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보라 공동대표
“정부의 의료제도 개입 자체를 거부한 것이 의사 파업의 본질”

[경향신문]

의사단체이면서도 이번 의사 파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이보라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정부의 (미흡한) 정책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고민됐지만, 필수의료인력까지 빼버린 파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석우 기자
의사단체이면서도 이번 의사 파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이보라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정부의 (미흡한) 정책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고민됐지만, 필수의료인력까지 빼버린 파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석우 기자

필수인력까지 빼버린 파업
의사집단의 민낯이 이런 거였나
발가벗겨진 듯 부끄러웠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전공의 집단휴진(파업)이 끝났다. 파업 기간 동안 의사들은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율은 무려 80%에 달했고, 의대생부터 전임의·의대 교수까지 모두 의사 수 증원·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반대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파업을 강행하는 의사들에 대해 국민 여론은 좋지 못했으나, 의사 집단의 파업 지지 분위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대다수 의사들이 뭉쳐 한목소리를 내는 동안, 다른 목소리를 낸 소수의 의사들이 있었다. 보건의료시민단체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이다.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87년 창립된 인의협은 의사의 사회적 책임과 참여를 강조하는 단체다. 인의협은 전공의 파업 직후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사 수 증원안은 문제가 많아 개선해야 하지만,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사단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명분 없는 의사 파업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20년 만의 대규모 의사 파업을 지지하지 않는 인의협에 대해 서운함과 배신감을 표하는 동료 의사들이 많았다.

지난 10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만난 이보라 인의협 공동대표(41)는 “정부 개혁안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그조차도 반대하기 위해 필수의료인력까지 남기지 않고 빼버린 파업에 대해서는 중단하라고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이 한국 의료체계가 시민과 정부의 합의하에 짜여져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영리행위를 할 권리’를 요구한다고 느꼈다”면서 “의사 집단의 민낯이 발가벗겨진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의료계 선후배로부터 욕먹는 것보다…”

전면에 나서서 비판하다 보니
동료 등에 칼 꽂지 말란 문자도

– 파업 기간 동안 비판 성명을 내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진료까지 보느라 바쁘게 지내셨을 것 같다.

“제 진료과목이 호흡기내과인데,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본관 밖에 설치된 발열 진료소까지 함께 맡고 있어 무척 바빴다. 의사 파업이 시작된 후에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같은 곳에 입원을 하지 못해 우리 병원까지 찾아온 분들이 있어서 환자가 조금 더 늘어났다.”

– 인의협은 지난 8월1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한 1차 총파업부터 8월 말 전공의 무기한 파업까지 줄곧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라’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7월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방안을 발표했을 때 가장 먼저 비판했던 곳 중 하나가 인의협 아니었나.

“인의협이 정부가 내놓은 의사 수 증원, 공공의대 설립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던 이유는 너무나 미미한 수준의 개혁안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협이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사단체가 반대한 이유는 인의협과 정반대로 그 미미한 수준의 개혁조차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필수의료인력까지 파업하겠다고 한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의사 파업을 의료단체인 인의협이 전면에 나서 비판하는 방식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혹시나 우리가 (미흡한) 정책을 옹호하는 친정부 입장인 것처럼 해석될까 우려도 됐다. 여러 차례 내부 토론을 거친 끝에 최종적으로는 명분 없는 파업 중단 요구로 의견이 모아졌다.”

– 2000년 의약분업 파업 이후 가장 많은 의사들이 동참한 파업인데, 선후배 의사들로부터 원성 섞인 말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제가 ‘파업 명분이 없다’는 내용으로 처음 인터뷰를 하자마자, 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와 댓글을 통해 ‘이완용이다’ ‘그렇게 우리 욕해놓고 나중에 투쟁의 열매는 너도 같이 누릴 것 아니냐’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이 있었다. 과거에 저와 학교를 같이 다닌 선배 중 한 명도 ‘너 인의협 활동하는 건 다 좋은데 동료 등에는 칼 꽂지 말아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가 욕먹는 것은 크게 마음이 아프거나 괴롭지 않았다. 이번 파업을 통해 의사집단이 가진 ‘본심’이 더 노골적으로, 당당히 드러났다는 점이 부끄럽고, 안타까웠다.”

“건보제도 자체에 의사들의 불신 커”

양심적 진료와 적정한 수가
이게 안 되니까 서로를 ‘불신’
일단 공공병원 많이 늘리고
포괄수가제 전환 등 논의해야

– ‘본심’이라 표현한 것은 공공의료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을 말하는 것인가. 이번 파업에서 의사단체는 4대 의료정책 중에서도 공공의료 확충 방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을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 “의사는 공공재”라는 보건복지부 간부의 발언에 대해서도 무척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 ‘정부의 의료제도 개입 자체를 거부한 것’이 바로 이번 파업의 본질이라고 본다. 의사들은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신이 깊다. 한국은 대부분이 민간병원인데 건강보험의 통제 때문에 마음대로 돈을 벌지 못한다고 여기는 의사들의 불만이 무척 크다. 건강보험제도로 인해 의료행위마다 가격(수가)이 정해져 있으니 한 번 해야 할 의료행위를 여러 번 하거나, 비급여진료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윤을 남겨왔다. 의료기관은 비영리기관이라 영리를 취하면 안 되는데, 사립병원들은 이런 식으로 남긴 이윤을 장기발전기금으로 회계처리해서 수익이 안 남는 것처럼 처리해 왔다. 의사들은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공공의대를 통해 ‘다른 의사’가 배출되면 이렇게라도 유지해온 ‘돈 벌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다고 위협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 왜 정부가 통제하는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클까.

“지금의 의료제도는 시민과 정부의 합의하에 짜여진 것이다. 국민들이 낸 수십조원의 건보료를 의사들이 청구해서 가져가도록 한 공적인 의료체계이다. 당연히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국민을 대신해 의사들이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하지 않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 의료행위가 너무 많거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청구된 진료비를 삭감한다. 진심으로 열심히 진료했는데 진료비 청구분이 삭감돼 억울한 의사들도 있겠지만, 한 번 해도 될 의료행위를 여러 번 해서 영리를 추구하는 의사들도 너무 많으니까. 자유롭게 진료하고 자유롭게 돈 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은 건보제도 자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가장 좋은 것은 의사들이 양심껏 진료하고, 건보공단은 그에 대해 적정한 수가를 주는 것인데 이게 안 되니까 양쪽이 서로를 완전하게 믿을 수 없게 된 거다.”

– 상대적으로 의사 경력이 길지 않은 전공의와 아직 의사가 아닌 의대생들이 오히려 건보제도에 대해 더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일단 의대에 입학하면 정부가 의사들이 자유롭게 진료할 권리를 규제하고 침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게 된다. 정부가 의사의 진료행위에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의사들은 정부로부터 굉장히 탄압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예과 때는 본과 선배들이, 본과 때는 인턴·레지던트들이 OB 모임(동문 모임)에 와서 들려주는 식이다. 수업시간에도 교수가 수술 방법을 설명하다가 ‘중요한 치료법이긴 한데 해봤자 얼마 안 나오니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니 의대생들은 의사 노동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며, 저수가 심지어는 원가 이하의 수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게 된다.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가 되면 과한 노동에 시달려 생각할 시간이 없다. 자신의 과한 노동으로부터 이윤을 뽑아내는 사람이 선배인 원장님이나 병원 측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고, 무조건 ‘적’은 정부이며 심평원, 복지부 때문에 내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경영자와 전공의 본인이 대립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자 의식도 약하다.”

– 수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의사들은 너무 낮은 수가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하는데, 지금처럼 의료행위 자체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수가만 올리면 건보에서 지급하는 전체 의료비용이 너무 커져버린다. 진찰료·검사료 등 진료행위마다 가격을 매기고 이를 합산해 진료비를 산정하는 ‘행위별 수가제’하에서, 의사들이 의료행위는 지금처럼 많이 하길 바라면서 수가만 올려주길 요구하면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를 진료행위의 종류나 횟수에 상관없이 환자가 어떤 질병으로 치료받았는지를 기준으로 일정액의 진료비를 지급하는 ‘포괄수가제’로 변경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진료비 지불제도 자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면 한다.”

비슷한 가정환경 모여 폐쇄적 문화 강화

– 의사 파업 보면서 의사들이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고 느꼈다.

“선배의 권위와 지식이 중요한 직종이다보니 의료계는 집단의식이 강하고, 폐쇄적인 문화가 있다. 비슷비슷한 출신 배경의 사람들이 모인 탓도 있다. 사실 아주 가난한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어렵다. 이과 1등에서 3000등까지가 서울부터 제주 의대를 다 채우는 현실에서 가정 환경이나 보고 배운 것이 비슷한 학생들이 의대에 모일 수밖에 없다. 제가 의대생이었던 20년 전에도 그랬다. 전 지방에 있는 의대를 나왔는데, 그때도 서울 압구정의 한 아파트에서 매년 10~20명씩 우리 학교에 진학해서 ‘어떻게 특정 아파트에서 이렇게 많이 올 수 있을까’ 신기했다. 외환위기 이후 의사 같은 안정적인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요즘엔 더 심해진 것 같다. 사실 의대 내에도 예방의학이나 의료관리학, 의료윤리같이 의사와 사회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수업들이 있긴 한데, 시간이 많이 배정돼 있지 않고 배당되는 학점도 낮다. 대부분의 수업시간은 질병과 치료법 등 의학 지식을 익히는 것에 할애돼 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의학 지식만 외우다가 금요일 오후에 2시간짜리 의료윤리 수업은 가벼운 마음으로 듣게 된다.”

– 이번 파업으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던 공공의료 확충은 사실상 중단됐다는 시각이 많다. 앞으로 공공의료 확충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일단은 공공병원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사실 병상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미 초과 상태다. 민간에서 병상을 너무 많이 만들어 놓아서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너무 많다. 공공병원을 늘리는 동시에 기존 민간 병상을 공공병원이 흡수하는 방법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도 더 늘려야 한다. 의사 증원은 해야 하지만, 당장 공공의대를 통해 의사를 배출할 수 없다면 공공병원이나 국립대병원에서 일하는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리고 정책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코로나19 시국에서 한시가 급한 상황인 만큼 단기간에 시행할 수 있는 지원책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젯밤 경기도 분당에서 같이 화투를 치고 자리를 떠난 몇시간 뒤 이웃들 사이에서 칼부림이 나 70대 2명이 숨졌습니다.

전남 순천에서는 아버지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유력한 용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70대 여성 두 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강력범죄 막 이런 것 때문에 경찰에서 공문들고 와가지고 화상정보(CCTV) 열람 좀 해달라고 저희 쪽에 왔었어요.”

숨진 사람은 76살 A씨와 73살 여성, 사건이 벌어진 곳은 A 씨의 집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통해 같은 단지에 사는 69살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숨진 2명과 용의자는 가까운 동네 이웃.

사건 발생 몇 시간 전에는 다른 주민과 함께 A씨 집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고스톱’을 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화투를 치는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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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주암면의 한 주택에선 82살 아버지와 47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딸은 지난 9일 평소 알고 지내던 남성 C씨로부터 “아버지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친정으로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남자 용의자분이 ‘내려오라’고, ‘(아버지) 집에 와 있다’고 그렇게 해서 여자분이 내려가셨기 때문에… 계속 전화를 해서 9월 8, 9일 정도에 내려온 걸로…”

경찰은 C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C씨는 강진군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피해 부녀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용의자의 통신기록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정용식 최유진(여수) / 영상편집: 장동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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