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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한 입주민이 고발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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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부산에서 또 입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파워볼실시간

부산 사상경찰서는 A아파트 입주민 B씨(60대) 등 3명을 경비원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B씨는 이 아파트 관리소장이자 경비원인 C씨(70대)가 혼자 근무 중인 사무실로 들어가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무실 내 CCTV를 종이로 가린 뒤 웃옷을 벗는 등의 방식으로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한 입주민이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B씨가 관리사무소측의 아파트 공사 공고문을 부착한 것과 관련해 C씨와 시비가 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13년부터 일을 시작한 C씨는 B씨 외에 다른 입주민 2명에게도 수차례 괴롭힘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한 입주민이 나머지 2명을 대상으로도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시민, 거센 반발에 정장 갖춰 입고 의원 선서
틀 깬 류호정엔 여야·성별 관계없이 잇단 지지

류호정(왼쪽) 정의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한국일보 자료사진
류호정(왼쪽) 정의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게 뭐야. 당장 밖으로 나가!” “여기 탁구치러 왔어?”

2003년 4월 국회 본회의에 흰색 면바지, 노타이 차림으로 ‘의원 선서’를 하러 올라왔던 당시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의원에게 동료 의원들은 야유와 질타를 보냈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양당 총무에게 사전에 (복장 관련) 설명을 했다”고 양해를 구했으나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은 품위 손상이라고 항의하면서 ‘선서 보이콧’을 선언하고 퇴장해버렸다. 거센 반발에 결국 유 의원은 다음날 정장을 갖춰입고서야 의원 선서를 마칠 수 있었다.파워볼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20년 8월 국회 본회의에 나타난 빨간 원피스를 입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의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여야, 혹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응원과 지지는 물론 “세상은 변했다”며 류 의원의 옷차림을 향한 일각의 비판을 나서서 옹호하고 있다.


“17년차 국회 꼰대도 응원”… 모처럼 여야 한 목소리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옷차림을 둘러싼 논란에 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왼쪽 사진) 안민석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고민정, 안민석 페이스북 캡처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옷차림을 둘러싼 논란에 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왼쪽 사진) 안민석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고민정, 안민석 페이스북 캡처

가장 먼저 류 의원에 대한 ‘연대’의 목소리를 낸건 여성 의원들이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녀(류 의원)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유정주 의원도 과거 ‘백바지’와 류 의원의 원피스를 언급하면서 “2040년에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단 합리적 우려가 된다. ‘아, 쉰내 나'”라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비판했다.

남성 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류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7년차 국회 꼰대가 류 의원을 응원한다”며 “넥타이 매고서 소리 질러가며 삿대질하는 동물국회보다 캐주얼 차림으로 열심히 일하는 국회가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을 것”이라고 썼다.

과거 유시민 의원의 옷차림에 격렬한 항의를 보냈던 한나라당 계보의 미래통합당에서도 주호영 원내대표가 “류 의원의 의상을 문제 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하는 등 달라진 인식을 보였다. 김재섭 통합당 비상대책위원도 “(류 의원의) 복장이 어디가 어떤가, 국회가 학교냐”고 되물었다.


‘보도자료’까지 냈던 유시민, “관심 예상 못했다”는 류호정

2003년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시민(왼쪽) 국민개혁정당 의원이 흰색 면바지 차림으로 의원선서를 하기 위해 단상에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3년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시민(왼쪽) 국민개혁정당 의원이 흰색 면바지 차림으로 의원선서를 하기 위해 단상에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도 주변 의원들이 자신의 옷차림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오히려 본인도 편하게 입고 싶다고 말하는 남성 의원들이 있었다”는 것. 국회 본회의장에서 류 의원의 이웃에 앉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관련 논란에 “류 의원 바로 옆자린데 복장을 의식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류 의원은 국회 개원식 당일인 지난달 16일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나타났지만 이를 둘러싼 소동은 없었다.

과거 유시민 의원이 본회의가 시작되기도 전 자신의 ‘파격 복장’의 이유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던 것과는 달라진 장면이다. 유 의원은 배지를 달기 전인 1998년 11월 한 주간지의 기고문을 통해 독일 녹색당 출신 외무장관이 지방정부 장관 취임 당시 청바지를 입고 선서를 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는 등 용의주도한 전략을 세웠다.

반면 류 의원은 옷차림으로 국회의 권위를 깨려는 시도였다면서도, 이 정도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류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피스 말고도 이제 일하는 모습에 대해 인터뷰를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대 의원 등장한 ‘젊어진 국회’의 풍경?

21대 국회에 입성한 2030세대 의원은 13명이다. 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20대 국회(3명)보다 다소 늘었다. 지난 16대~20대 국회에선 단 한 명도 없던 20대 의원도 두 명이나 탄생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류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파워볼실시간

류 의원의 원피스 차림의 시발점도 사실 이들 청년 의원들이었다. 2040 청년 국회의원 18명이 모인 연구단체 ‘2040 청년다방’이 3일 열었던 창립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들이 다음날 본회의에도 같은 복장으로 참석하기로 약속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해당 단체의 공동 대표인 유정주 의원은 “그날 류 의원은 원피스를 입었고, 저는 청바지를 입었었다”며 “결론적으론 저만 약속을 못지킨 꼴이 됐다”고 뒤늦게 밝히기도 했다.

정작 류 의원을 향한 비판은 국회 내부에서보다는 바깥에서 나왔다. 때문에 복장 지적을 가장해 청년, 그리고 여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류 의원 역시 “정장, 양복을 입었을 때도 왜 어린 애가 정장을 입느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중장년 남성이라는 견고했던 국회의 벽에 균열이 가며 겪는 ‘성장통’이라고도 본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에 “새로운 것이 등장하려면 낡은 것과의 싸움을 거쳐야 하는 법. 청년 정치인들이 잘 이겨내기 바란다”고 조언을 건넸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궁금한 건 이미 강물이 불어 날대로 불어나 있었고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대체 인공 수초섬이 뭐라고 왜 이걸 결박하러 나갔냐는 겁니다.

심지어 실종된 담당 공무원은 어제부터 아내와 함께 출산 휴가 중이었습니다.

이어서 이재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가 발생한 오늘 오전 11시쯤.

당시 춘천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엿새동안 이어진 집중호우로 소양강댐까지 방류하고 있어, 의암호의 물살은 상당히 거셌습니다.

[목격자] “여기서부터 굉장히 (물살이) 빠른 것 같아요. 그분이 내려 갈 때도 여기까지는 더뎌요. 여기서부터 삽시간에 지나갔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암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정화 식물을 심어놓은 인공 수초섬이 댐을 향해 떠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춘천시 환경선과 민간업체 고무보트, 그리고 경찰선은 거센 물살을 헤치고 수초섬을 붙잡느라 안간힘을 썼습니다.

심지어 담당 주무관은 어제부터 출산 휴가 중이었는데도 현장에 나갔고, 환경선과 보트로 정박이 안되자 경찰에 신고까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춘천시가 배포한 시간대별 사고 현황을 보면, 오전 10시 45분 담당 주무관은 담당 계장에게 수초섬이 떠내려간다고 보고했고, 계장은 출동하지말고 떠내려가게 두라고 지시했다고 써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인 10시 58분.

춘천시에 소속된 기간제 공무원 5명을 태운 환경선은 출동했고, 이들은 20분 동안 3km 가량 수초섬을 따라가며 작업을 하겠다고 보고합니다.

그리고 2분 뒤인 11시 25분에야 급류가 강하다며 철수 명령을 내리고, 철수 과정에서 경찰선이 침몰해 결국 배 3척이 모두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취약계층 더위속 집중호우까지 더해져 열악한 환경 더 악화
노숙인들 “비 오면 너무 우울” ..끼니 맞춰 비 뚫고 쉼터로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건물 복도© 뉴스1김근욱 기자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건물 복도© 뉴스1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김근욱 기자,원태성 기자 = 방 안으로 들어가자 곰팡내 나는 눅눅함이 ‘훅’ 느껴졌다. 활짝 웃는 손녀딸 사진이 붙은 냉장고와 포장을 뜯지 않은 식재료, 옷가지와 책이 한곳에 쏠려 있다. 나머지 공간은 성인 한 명이 다리를 뻗고 눕지 못할 정도로 비좁았다.

이곳에서는 쏟아지는 폭우도, 모처럼 떠오른 태양도 보기 어렵다. 창문이 없어 바깥을 구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6일 오후 4시쯤 종로구 돈의동 한 쪽방의 모습이다. 회색 콘크리트로 된 복도를 지나는 동안 스산함이 느껴졌다. 누런색 천장 절반은 빗물로 변색된 상태였다.

직사각형 형태 건물 1층에 3~4개 쪽방이 다닥다닥 들어섰다. 쪽방 문 사이로 손바닥만 한 선풍기가 회전하고 있는 게 보였다.

건물 밖에 나와 있던 박진수씨(가명·50대)는 “비가 쏟아지면 바닥이 끓는다”며 “숨이 막혀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서울 지역 누적 강수량은 75㎜를 돌파했다. 며칠 새 들이닥친 비로 한강 수위는 높아지고 도로 곳곳은 침수됐다. 지난 주말 강남역 주변은 물바다가 됐고 영등포구 도림천 급류에 휩쓸려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남들은 폭우 때문에 외출을 꺼리지만 이곳 사람들은 문밖으로 탈출해야 했다. 쪽방 문들은 모두 열려 있었다. 주민들은 “침수 피해보다 무더위가 더 걱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골목가에 모인 노년 남성 4명 가운데 한명은 “이곳은 옛날 왕실이 있던 곳이다. 지대가 아주 높은 덕분에 내가 35년 동안 살면서 침수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자랑처럼 말했다.

서울역 앞  노숙인.© 뉴스1원태성 기자
서울역 앞 노숙인.© 뉴스1원태성 기자

문제는 폭우와 함께 무더위가 쪽방으로 밀려든다는 것이다. 장마도 더위를 막을 수 없고 습기를 만들어 결국 방바닥을 들끓게 한다. 검은색 민소매 차림의 박호상씨(가명·70대)는 “시원한 대나무 깔판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 한 번 보라”며 자신의 쪽방을 가리킨 뒤 “여기 사람들은 너무 더워서 새벽에 다 밖을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주거 취약 계층은 재해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열악한 시설과 환경을 이유로 ‘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섬처럼 고립된 채 산다는 노숙인들은 재해조차 ‘남의 나라’ 일처럼 생각했다.

겨울용 패딩과 긴 바지를 입은 노숙인들이 서울역 계단에 앉아 있다. 빗물에 젖어 눅눅해진 박스 위에 한 중년 남성이 앉아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낡은 갈색 구두를 신고 지하철 역 옆에 걸터앉은 노숙인 장대호씨(가명·60)는 ‘수해가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내가 잃을 게 뭐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장씨는 “쉼터보다 이곳(밖)이 더 편하다”고 했다. 노숙인 김철수씨(가명·57)도 쉼터보다 서울역 앞이 편하다. “쉼터에는 사람 많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게 싫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그는 쉼터에 가서 이틀에 한번 꼴로 샤워한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비를 맞는 것도 보는 것도 김씨에게는 괴로운 일이다. 김씨는 “몸도 안 좋고 이도 다 빠졌는데 비까지 오면 감정도 너무 우울해 진다”고 했다. 끼니 때가 되면 김씨는 우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비를 맞으며 쉼터로 가야한다. 그는 “밥 때가 되면 비를 뚫고 쉼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News+
위기 극복 DNA 증명한 2분기 실적
삼성전자·현대차 등
위기 때 과감한 투자 ‘효과’
日 소니·도요타·파나소닉
영업이익 급감 ‘흔들’

2010년 1월 일본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한국 기업을 기획으로 다뤘다. 제목은 ‘한국 4강 약진의 비밀’. 일본 기업과 비교한 기사에서 닛케이비즈니스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포스코를 ‘사천왕’으로 표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한 한국 기업의 ‘위기 극복 DNA’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10년 후 세계는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한국 대표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한 이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0년 2분기 실적에는 위기에 강한 DNA가 그대로 새겨져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4대 기업의 실적은 경쟁 관계인 일본 기업들을 압도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율은 205%에 달했다. 현대차가 가장 부진했다. 52% 줄었다. 하지만 이마저 일본 경쟁 업체들을 압도한다. 도요타의 이익은 98% 급감했고 혼다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이 파나소닉을 추월한 것은 인상적이다. 파나소닉은 작년 상반기까지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1위였다. 하지만 올 2분기 영업이익은 415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93%나 줄었다. LG화학은 공격적인 영토 확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익은 131% 급증했다. 시가총액도 역전했다. LG화학 시가총액은 6일 48조원을 넘어섰다. 저점이던 지난 3월 19일엔 16조20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파나소닉 시총은 19조3000억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빅4’의 선전은 한국 주식시장 회복을 이끌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23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는 850을 넘어섰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세계 주요 10개 지수 중 6위에 머물렀다.

닛케이비즈니스는 10년 전 “한국 기업은 위기에 더 과감히 투자해 한번에 점유율을 올리고, 미래를 준비한다”고 평가했다. 2분기 한국 대표 기업의 실적은 그 DNA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위기에 빛난 한국 간판기업들
코로나 뚫은 빅4 ‘혁신 DNA’…日 라이벌 추월해 시총 80조 격차

지난 3월만 해도 한국 대기업의 앞날은 어두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글로벌 플레이어인 대기업들에 치명적이었다. 국내 정치 지형은 ‘친기업’보다 ‘반기업’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분쟁도 악재였다. 10년 전 삼성 현대자동차 LG를 이끌던 수장은 모두 바뀌었다. 최태원 회장이 오래전 지휘봉을 잡은 SK에도 시장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오너들이 ‘코로나19 시험대’ 앞에 선 셈이다.

이들이 주도한 2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세대교체를 이뤘지만 한국 대기업의 전통에 새겨져 있는 ‘위기 극복 DNA’는 그대로 전해졌다고 할 정도의 실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생존을 걱정할 때 이를 ‘변화의 기점’으로 삼아 변신을 꿈꾸고 있다.

 친환경차·배터리 기업으로 변신

시장의 평가는 시가총액을 보면 알 수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 1위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231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저점(3월 19일)보다 1% 더 줄었다. 글로벌 불황에 도요타도 어쩔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은 30조원으로 기아차와 합쳐도 50조원이 안 된다. 하지만 저점 대비 현대차는 9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회복탄력성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는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저점 대비 32% 올랐다. 비교 대상 기업인 소니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39조원에 달한다. 과거 삼성의 라이벌이었던 소니는 117조원으로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저점 대비 상승률은 소니와 비슷한 32%를 기록했다.

한국의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와 일본의 4대 기업 도요타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의 시가총액 변화를 비교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3월 19일 한국 4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337조원이었고, 일본은 387조원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친 8월 3일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470조원, 일본은 390조원으로 역전됐다.

 새로운 리더의 시험

이런 역전을 가능케 한 것은 한국 기업들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새로운 리더십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후 일성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그룹 내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정리해 위기에 대비했다. 대신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LG화학은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전지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이 되면 전지부문 매출이 기존의 주류였던 석유화학부문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했다.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겠다며 고(故) 구본무 회장 때부터 약 28년간 진행한 ‘집념의 투자’가 이뤄낸 결실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도 독일 다임러벤츠, 미국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줄줄이 적자의 늪에 빠진 가운데 5903억원의 깜짝 흑자를 냈다. 환율 효과에 선제적으로 방역에 성공한 한국에서 제네시스 등의 인기가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도요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 줄어든 1560억원에 불과했다.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은 단순히 실적 때문만은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수소차와 전기차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현대차가 내연기관차 시대의 순위를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1등까지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대에 투자가 몰렸다. 삼성전자는 이미지 센서 부문에서 소니에 이어 2위, 파운드리 분야에선 대만 TSMC에 이어 2위다. 점유율 격차도 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총수가 이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133조원을 시스템반도체에 투자해 업계 1위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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